을사년 새해를 맞아 발명 특허 분야의 동일 업종은 경쟁대상이자 협력대상이어야 한다. 또 경쟁은 선의적이어야 하고 협력은 적극적이어야 한다. 어떻게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하겠냐고 의아심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상호 신뢰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이는 필자가 오래전부터 강조한 것으로 이미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도 있었고 발명기업에도 있었다.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례부터 소개한다. 42여 년 전 필자가 모 발명 특허 법인에 근무할 당시 이 법인에는 5백여 개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회원 기업이 있었다. 이 중에는 다수의 동일 업종도 있었다. 그리고 동일 업종 간 경쟁은 치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야별로 분류하여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는 발명 특허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사원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필자는 이 업무를 담당했다. 즉 5백여 개 회원 기업을 전기-전자-기계-금속 등 10여 개 분야로 분류하여 정기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발명 특허 전반의 당면 과제를 중심으로 간담회를 개최하여 토론도 하고 정보도 교류하는 자리였다. 경쟁기업이다 보니 처음에는 서로 경계하기도 했으나 회수를 거듭하면서 열띤 토론의 장으로 분위기 또한 화기애애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분야별 간담회가 활성화되면서 경쟁 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되었고 부당경쟁도 줄었다. 염려했던 비밀 유출도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개 가능한 각종 정보를 교류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필자가 이 방법을 대부분이 소기업인 발명기업을 대상으로 권장한 것은 17년 전 모 발명 특허 관련법인을 퇴직하고 모 대학 발명특허학과에서 후진 양성을 하면서부터였다. 이때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발명 특허 전반에 대해 강의도 하면서 발명기업을 대상으로 동일 업종 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상담 및 자문도 했다. 필자는 이에 앞서 이종 업종 간의 협력을 강조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어 동일 업종 간의 협력 강의 및 상담과 자문은 비교적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발명 특허 분야 동일 업종의 협력사례를 소개한다.

필자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매일 적지 않은 발명기업인들을 직접 또는 전화로 만나왔다. 그때마다 동일 업종 간의 협력을 권장했다. 그 범위는 아이디어 발상에서 시작하여 발명-특허출원 및 등록-신제품 생산-판매-수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었고, 협력대상은 많을수록 좋으나 적극적인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4개 내외의 발명기업이 함께 할 것을 권장했다. 아울러 아이디어 발상 및 출원과 등록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모임을 수시로 갖고 신제품 생산-판매-수출단계에서는 적극적인 협력을 권장했다. 또 이미 특허출원 및 등록을 마친 발명의 검토도 협력의 대상으로 하여 또 다른 아이디어가 창출되면 신속하고 철저한 검토를 거쳐 서둘러 출원할 것도 권장했다. 동일 업종이라 해도 제품의 용도 및 판매대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정보교류는 동반 상승의 계기가 되었다.

발명기업도 처음에는 차를 마시며 조심스럽게 협력을 시작했으나 서로 신뢰가 쌓이면서 순서대로 기업을 방문하여 제품생산 과정 및 경영전략까지 살펴보며 협력을 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급기야 동일 업종 가족 모임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렇듯 동일 업종의 협력을 활발하게 해온 발명기업들은 한결같이 도움이 되었다며 주변 발명기업에게 권장까지 하고 있다. 발명기업으로서 아직도 동일 업종을 경쟁대상으로만 생각하고 협력을 하지 않고 있다면 서둘러 협력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필자가 지켜본 전기공업 관련 기업은 더더욱 그렇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