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쉬운 일이라도 협력하면 훨씬 쉽다는 속담이다. 그렇다면 어려운 일은 더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다. 발명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필자는 요즘도 직간접으로 하루에도 100여 명 넘는 발명가 및 발명특허기업인과 소통하고 있다. 어느 날은 200여 명에 이르기도 한다. 그들 중에는 소수의 직원과 함께 소기업으로 자리 잡은 발명특허기업인도 있고 직원 없는 1인 발명특허기업인과 가족기업 발명특허기업인도 있다. 스스로 발명하여 어렵게 제품을 생산한 다음 판매는물론 수출까지 하는 발명특허기업인을 보면 대단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상상을 초월하는 땀과 노력으로 이룬 성공이기에 존경도 받아 마땅하다.

반면에 발명부터 난관에 봉착하여 힘들어하는 발명가와 발명특허기업인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기는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적지 않은 발명가들이 연구실 출입문에 ‘절대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발명내용이 타인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끝장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족과 직원도 연구실만은 출입금지였다. 필자는 이런 광경을 적지 않게 목격했고, 그때마다 발명의 핵심내용 비밀이 지켜지는 범위 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족과 직원에게 연구실을 개방하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생각으로 함께 연구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개인발명가와 직원없는 1인 발명특허기업인이면 즉시 가족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할 것을 권장했다.

설령 가족들이 발명에 재능이 없더라도 함께 연구하다 보면 꼬였던 어려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즉 장기 고수끼리 장기를 두고 있는데 초보자가 지켜보다가 훈수 한 마디로 승패를 가름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1983년에 만난 우리나라 최초 부부발명가인 우원명 님(당시 64세)은 군납까지 한 등유와 경유 겸용 등(燈) 등 40여 건이 넘는 발명을 했는데 그중 5건은 부인과 함께 발명했다. 이런 사례는 이후에도 계속 자주 있었다. 즉 발명특허기업인 ㄱ대표는 50여 건이 넘는 발명을 했는데 그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 모두 산업재산권 등록까지 받았고, 그 과정에서 가족 모두 발명가가 되었다.

발명특허기업인은 가족은 물론 직원들과도 함께 연구하고 발명해야 한다. 발명왕 에디슨도 다수의 발명을 자신의 기업연구소 연구원과 함께했다. 이는 당시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던 출원서와 등록증에서 밝혀졌다. 필자도 실내 구석에 넘어지지 않게 세워 둘 수 있는 목발을 발명하면서 장애인단체 고위 간부와 함께 발명하여 공동으로 출원하고 등록을 받은 바도 있다. 함께 발명한 분이 장애인이었기에 장애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발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실제로 중소기업 이상 기업은 대부분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하여 직원들의 직무발명을 장려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발명이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이루어져 출원과 등록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실천의 현장인 것이다.

이제 직원 없는 1인 발명특허기업인과 가족 기업 발명특허기업인은 발명은 물론 기업경영도 가족 또는 직원과 함께 경영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혜를 모을 때 소비자의 신뢰도 받을 수 있고, 소비자의 신뢰가 쌓일 때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때로는 외국 선진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기업과도 함께 연구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